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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매그너스

2002 대우 매그너스 클래식 (V220)

by 소라사키 2024. 7. 11.

해당 모델 생산 기간 : 1999~2006
차량 등록 : 2002.08.13
촬영 일자 : 2024.06.27
촬영 장소 : 인천광역시 남동구

준대형 세단으로서 브로엄의 후속 모델로 출시되려 했으나
매그너스에 적용되기로 한 XK 엔진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레간자와 병행 판매하되,
레간자는 1.8L SOHC 엔진만 남기고
출시 2년 만에 아래 급으로 포지셔닝되었다.

아카디아 단종 후에는 사실 상 플래그쉽도 겸했는데,
매그너스를 포지셔닝하려던
위치가 중형이 아닌 준대형이기에
공식적인 경쟁 모델로 현대 그랜저 XG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원을 보면 쏘나타나 옵티마보다 전장은 길어도
전폭과 휠베이스가 동일하며 SM5보다 전폭은 넓지만
오히려 전장이 밀리는데,
이는 매그너스 개발 당시의 대우차 내부 로드맵을 보면 된다.

당시 대형급으로 쉬라츠가 개발 중이었고
레간자는 막 출시된 상황 속에서 호평을 받고 있었으나
레간자는 출시 때부터 전폭을 제외한 나머지,
특히 전장과 휠베이스가 당시 기준으로도 동급 모델 중에서
가장 작게 나왔는데, 전임자인 프린스와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패밀리카로서의 중형차의 중요 세일즈 포인트가
전장과 휠베이스를 위시한 사이즈인데 처음부터 이 부분에서
동급 모델 대비 나은 것이 없던 상태에서
1년 뒤에 나온 동급 차량들은 오히려 더욱 크기가 커지며
경쟁력을 예상보다 빨리 잃게 되는 실책을 저지른다.


상황이 위와 같다 보니 중형차 수요를 어느 정도 커버하되
준대형차 포지션을 맡도록 설계된 매그너스는
쉬라츠보다는 한 체급 작게, 막 출시를 앞둔 레간자보다는
커야 했는데 쉬라츠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생각보다 크기를 크게 키우지 않았다.

제원대로 나왔더라면 쉬라츠도 F 세그먼트급에 가깝게
사이즈가 컸을 것이며 개발 도중에 쉬라츠가 취소됐으므로
매그너스의 크기를 더 키워도 됐겠지만,
쉬라츠 프로젝트를 대신하는 P100 프로젝트를 통해
매그너스보다 한 체급 위의 차를 개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사이즈를 더 키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그너스는 원래 6기통 엔진과 함께 출시되기로 했으나
개발이 지연됐고, 새 엔진을 마냥 기다릴 수 없던 대우는
어차피 P100이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었고
당시 좋지 않던 기업 사정과
중형차로서의 경쟁력을 잃어가던 레간자를 대신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던 상황인지라
엔진은 나중에 얹기로 하고 매그너스를 먼저 출시하게 된다.

문제는 이 때만 해도 결실을 볼 것 같던 P100 프로젝트도
몇 년이 되지 않아 쉬라츠 프로젝트처럼 폐기되고 마는데,
심지어 개발이 다 완료되어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됐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백지화되고 만다.

P100 때문에 매그너스를 준대형급으로 키우지 않았는데
정작 매그너스가 이미 출시된 상황에서 P100이 사라지자
상황이 더욱 꼬이기 시작한다.
매그너스가 개발 중이었다면 늦게나마 수정했겠지만
이미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모델이기 때문에
그랜저급으로 격상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어쩔 수 없이 준대형급까지 매그너스가 커버해야 했고
당연히 잘 될 수가 없었다.